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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0 15:17

박재범의 한국 비하 발언 논란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2pm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정확하게 말하자면 박재범군 사건 터지기 3일전부터 와일드 바니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완전 빠순이! 뭐 이런건 아니지만 이번 박재범군의 2pm 탈퇴 선언은 여러모로 안타깝게도 하고 그의 한국 비하 발언들을 보면서 생각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필자의 주변에는 몇몇 유학생들이나 이민간 친구들이 있다. 공통점이라면 모두 중학생때 이민이나 유학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친구들 중에는 여전히 한국에 대한 애착과 그리움을 가지고 사는 친구들도 있지만 마이스페이스에서의 박재범과 같이 한국을 싫어하는 친구도 있다.(이 친구를 이하 A라고 말하겠다.)

A는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 유학생활을 했다고 한다. 정확하게 어떠한 유학 생활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가족은 대부분 한국에 남아있었기에 상당히 외로운 생활을 했던 것 같다. A는 필자에게 한국은 아직도 답답하다, 냄비근성이다, 외국인인 필자(그러나 실상은 거의 토종한국인에 가깝다)가 부럽다 등의 발언을 자주했다. 한번은 필자가 "난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라고 말할 때 "넌 자랑스러워 할것이 없어서 그런걸 자랑스러워하냐?" 라고 말했던 적도 있다.

A는 분명 한국인이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해 일종의 증오(그보다는 약하다고 믿고 싶다)를 가지도 있다. 이러한 A를 처음 봤을 땐 필자는 A를 그저 문화 사대주의자 쯤으로 치부해버렸었다.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A는 가치관이 형성될 무렵, 그러니까 사춘기 시절의 대부분을 한국이 아니라 해외에서 보냈다. 그렇기 때문에 A는 그곳의 가치관에 더 익숙해져 있고 그때 형성된 가치관에서 본 한국은 A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좋지 않다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동양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도 A가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일종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2pm의 박재범 역시 비슷하다. 박재범의 경우 미국에서 태어나 연습생 생활을 위해 한국으로 오기전까지는 거의 미국에서만 자랐기 때문에 한국인이라기 보다도 American boy에 더 가까웠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생 시절 마이스페이스에 그가 올렸던 글들에선 한국 너무 좋아! 이런 것보다는 힘든 연습생 생활, 가족과 떨어져있다라는 생각에서 오는 외로움 등등이 한국 비하 발언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 후 연습생 생활을 거치고 한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점 한국에 대한 애착이나 이해가 가능해졌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18살때 그가 마이스페이스에 올렸다는 글들은 지금의 박재범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은 글들일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요즘 필자가 2pm의 매력에 빠졌다고 박재범을 두둔하자는 것이 아니다. 필자의 친구 A나 박재범 둘다 문제는 있다. 현실의 괴로움이나 외로움을 다른 쪽으로 돌려버린다던지 아니면 무조건적인 삐딱한 시선과 태도로 일관한다던지 등의 문제는 분명 본인들의 문제이고 고쳐나가야할 점이다. 하지만 일단 그가 살아왔던, 공인이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의 삶의 일면까지 들쳐가면서 제2의 유승준으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가 있다. 실제 유승준 사건과 박재범 사건은 엄연히 다른 사건이다. 유승준 사건의 경우 공인 시절의 실언(이라고 표현해야하나?)이 가져온 결과였다면 박재범 사건은 그의 과거, 공인이 아니던 시절의 실언이 가져온 결과이다. 한국의 청소년으로 봐도 충분히 사고칠 수 있는 나이이고 괜한 것에 짜증을 내는 그런 나이이다. 그런데 현재 그가 공인이라는 이유로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었던건 아닐까? 박재범 그 사람도 연예인이기 이전에는 분명 평범한 청소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사춘기 시절의 삐딱한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미래를 발목잡는게 당연하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설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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