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2009/06/29 13:32

과격해진 저작권법, 또다른 형태로 창작인들의 의욕을 좌절시키는가?


필자는 [낮에 쓰는 다이어리]가 아니라 다른 블로그에서도 포스팅을 하고 있다. 그 블로그에서는 거의 음악관련 포스팅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주제가 음악인지라 유투브나 네이버 동영상에 떠도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까지 링크를 걸어 같이 올려두는 경우도 많았고 가사도 같이 올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는 상업적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음악을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필자는 필자의 사소한 일기를 제외한 모든 포스트들은 내린 상태이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저작권법. 정확하게 저작권법의 내용을 모르는 것도 그 원인 중 한 가지 이지만 다른 누리꾼들이 간략하게 정리해서 올려둔 저작권법 내용만 봐도 기존에 이루어지고 있던 저작권법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한 내용들을 보면(7월 23일부터 새롭게 시행될 저작권법) 방송에 관한 모든 캡쳐 장면도 처벌대상이며 심지어 패러디(아 나의 삶의 즐거움!)마저도 원작자의 동의가 없는 경우에는 처벌대상이 된다. 뿐만 아니라 가수의 노래를 따라부른 음원파일과 동영상도 불법으로 간주되며 맛집정보나 여행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힘들어질 듯하다. 그리고 연예인의 사진을 공유하는 것도 불법이라니... 팬들의 마음이 무너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이런 저작권법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비공개! 이런 해결책을 보면서 필자는 언제부터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가 아니라 그냥 정보저장용 개인 PC로 전락하였는지 의문스러울 뿐이다.

이미 다음view의 기자분 중 몇 분이 저작권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신바 있다. 그리고 많은 누리꾼들의 반응 역시 저작권법의 강도가 도를 지나쳤다, 또다른 형태의 독재로 나타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시행할 저작권법이 또다른 형태로 창작인들의 창작의욕을 좌절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을 한다. 과거 소리바다 무료 시절 무명 가수들이 유명 가수의 노래인 것처럼 둔갑시켜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기도 했던 점을 기억하면 '공유'라는 것이 좋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접하는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저작권법 폐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수준의 저작권법에 대해서는 필자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7월부터 시행할 저작권법은 도를 지나쳤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라는 이유로 자신이 불러서 올린 음원파일마저도 불법 취급을 받고 좋아하는 가수의 춤을 따라 춘 동영상도 불법이 될 위기이다. 이는 꼭지점 댄스의 열풍이나 tell me의 열풍이 다름아닌 UCC에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했기에 시행 할 수 있는 법안이다.

정부에서는 그렇게 말할 것이다. 저작권법이 시행된다면 창작자들의 창작의욕을 고양시킴으로써 더 풍족한 문화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아 이건 내가 예상한 정부의 반응일뿐 실제 반응이 어떤진 잘 모른다) 그러나 그건 오히려 근시안적 판단에서 나오는 발언이 아닐까? 정부의 말대로 창작인들의 창작의욕은 고양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고양된 창작의욕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까? 지금은 일방통행 시대가 아니라 쌍방통행 시대다. 그 쌍방향 교감을 위해 바쁜 현대사회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쉽게 이용될 수 있는 것이 인터넷이다. 그리고 그 교감은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가 던진 창작물을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향유자들의 의견을 표현하는데에서 이루어진다.(참고로 말하지만 이것은 왜 정부가 가르치는 국어 교과서에도 있는 내용이다. 작가가 독자에게 내준 작품을 다양하게 적용해보는 것이 좋은 감상법이라는 기본적인 내용) 창작자들은 단순히 금전적 교감만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작품이 어떠한지, 대중들에게는 어떻게 받아 들여질 수 있는지 등의 정신적 교감도 필요로 한다. 이런 정신적 교감이 결여된체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야말로 대중들에게서 창작자들이 멀어지는 지름길일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아라. 과연 과연 원더걸스의 Tell me가 UCC가 없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마 2007년에 겪었던 그정도의 열풍은 없었을 것이고 그 이후의 so hot이나 nobody는 물론이고 다른 후크송 가수들(아니 꼭 후크송 가수가 아니더라도)도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현재의 대중문화는 모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아니 대중문화 뿐만 아니라 모든 실생활이 인터넷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시장라는 별칭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Anycall이 중국 상류계층의 전유물이 될 수 있었던 것, 숨겨진 맛집을 찾아 즐길 수 있었던 것도 다름아닌 인터넷 때문이었다. 그런데 7월부터 시행될 저작권법은 인터넷의 크기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누리꾼들이 한국의 인터넷에서 떠나게 만들고 있다. 누리꾼만 떠나는 것이 아니다. 창작자들도 떠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예측과 그들이 시행하는 사안 중 3진 아웃으로 인해 6개월간 게시판이 폐쇄될 수 있다는 내용을 고려하면 이번 저작권법은 단순히 창작의욕을 핑계로 또다른 독재를 펼치려 한다는 증거일 뿐 창작인의 창작의욕 고양은 물 건너간 소리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Trackback 1 Comment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