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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2 10:47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의 한탄과 분배는 공산당이 아니냐던 친구의 말


얼마전 버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자리가 나서 거기에 앉아왔다.(그 시간엔 노약자가 없었음을 미리 알려드리는바다) 사실 그때 새로 산 CD를 듣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앞에서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이야기하시는게 들렸다. 중간에 "차라리 북한이 미사일 쏴버리는게 낫겠어요!"라고 하시는 소리에 살짝 놀라 볼륨을 낮추고 이야길 들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건 50대 중반쯤의 손님분(역시 아저씨였다)과 40대 초반쯤의 기사 아저씨였는데 내용인즉 이렇게 빠듯하게 살 바에는 차라리 전쟁 나는 것이 속편하겠다는 것이었다. 새벽 4시부터 밤 12시까지 뼈빠지게 일하는데도 정작 생활비 쓰려고 보면 물가가 너무 올라 적금 빼고나면 실제로 살 수 있는 것이 얼마 없다. 그래도 참여정부때만 해도 먹고살 정도는 됐었다. 지금은 사는 사람들이나 잘 살지 못사는 사람들은 더 못산다. 등등의 생활고에 대해서 토로하시더라.(거의 기사아저씨께서 말씀하시는 입장이었고 손님분은 맞장구 쳐주셨다.) 생활고 뿐만 아니라 지금 시대에 태어난 학생들이 너무 불쌍하다 말씀하셨다. 밤 12시 넘어까지 고생해서 대학가도 쳐주지도 않고 옛날처럼 대학나오면 100%취직도 안돼서 또 밤새도록 공부하고.. 밤늦게 술취해서 버스타는 청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든다고. 그렇게 취직을 해서 직장을 다녀도 먹고사는것도 쉽지 않으니 차라리 당신의 자식들에게는 하고싶은 일이나 하고 살라 하셨단다.

아저씨의 푸념을 듣고 있다보니 차라리 북한에서 미사일 쏴버리는게 속편하겠다는지 알 것 같았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런 말씀을 하실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며칠전에 만난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되서 잠깐 이런저런 이야길 하는데 친구가 왜 이명박 대통령(이해해라 나도 MB라고 쓰고 싶은 충동을 눌렀다)이 욕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현 정권의 정책이 낫지 않느냐,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도 제대로 먹고 살아야지 분배라고 외치는건 공산당이 아니냐 라고 말한적이 있다. 그땐 친구와 싸우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에(내가 흥분을 잘하는 관계로 말이 심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 그러냐? 라고만 하고 다른 말은 하지 않았었다. 그 친구가 아저씨의 푸념을 들었더라면 과연 뭐라고 말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분배를 공산당이라고 치부해버렸을까?

그 아저씨는 버스를 타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어서오세요 라고 인사를 하셨다. 손님이 받아주지 않더라도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네시기에 아까 그 손님이 받아주지도 않는 인사 왜하냐며 하지말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에 아저씨는 "그래도 인사를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겠어요?"라고 답하셨다. 따뜻한 정이 넘치는 아저씨를 보며 그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생각했다. 분배는 공산당이니 뭐니하는 이념과는 상관이 없고 모두가 행복하고 잘살게 위한 것이라고.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아래 사람없는 그런 세상에 살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라고. 조금만 나누면 전체가 행복해지는 길로 갈 수 있는 걸 보여주는 것이 분배라고.

그리고 혼자 또 생각했다. 아직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살만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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